70일 넘게 쉼 없이 달려온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오는 24일 최종변론을 기점으로 마무리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라 국회와 대통령 측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국회와 대통령측은 이번 주 승기를 잡기 위해 마지막 총력전을 전망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20일과 22일 열리는 15~16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증인신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23일에는 양측의 주장을 정리한 종합준비서면을 제출해야 하고 24일에는 탄핵심판을 정리하는 최종변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14차 변론기일에서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국정 공백 상황을 최소화를 위해 공정·신속히 심판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쌍방 대리인은 23일까지 종합준비서면을 제출하고 24일에 최종 변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양측 대리인단에 당부했다.
헌재가 공식적으로 탄핵심판의 최종변론 기일을 못 박으면서 이번 주 양측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국회는 남은 시간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등을 부각하며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탄핵심판의 고삐를 더욱 죄는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일정을 늦추기 위한 다양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도 과도하게 빠르다”며 헌재 행보에 불만을 드러낸 대통령측은 ‘3월2일 혹은 3일로 최종 변론기일을 다시 지정해 달라’는 내용의 ‘변론종결 기일 지정에 관한 피청구인 대리인들의 의견’을 18일 헌재에 제출했다.
여기에 헌재가 직권으로 취소했던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를 다시 증인으로 신청했고 이와 관련한 녹음파일 검증도 요청했다. 추가 증인신문과 녹음파일 증거조사 등의 절차를 거치기 위해서는 최종 변론 기일을 3월로 넘겨야 한다는 게 대통령측 주장이다.
‘대통령의 직접 출석 여부를 검토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대통령 출석 카드도 동시에 꺼내 들었다. 대통령측은 헌재에 박 대통령이 최종 변론기일에 출석해 국회나 헌법재판관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최후 진술’만 해도 되는지에 대해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20일 15차 변론기일에서 이러한 대통령측 요청을 받아들일지 결정할 예정이다.
대통령측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탄핵 심판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미 지난달 25일 박한철 전임 소장이 3월13일 이전 선고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도 ‘중대 결심’을 거론하며 불만을 표시해왔던 터라 최종 변론기일 연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시 한 번 심판 절차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법원에서도 ‘국정 농단’ 사건 재판이 숨 가쁘게 이어질 예정이다. 20일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비서관의 14회 공판에서는 최씨와 검찰 양측 요청에 따라 고 전 이사와 측근들이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이 공개된다. 다음날인 21일에는 오는 28일부터 시작될 재벌 총수들의 증인 신문에 앞서 조영석 CJ 부사장과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이 증인으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