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헌재 탄핵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고 촛불과 태극기를 실은 두 기차는 앞으로 더 많은 촛불과 태극기를 태운 채 가속도를 높이면서 마주 보고 달릴 것”이라며 “정치적 대참사가 예고돼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당의 대선주자이기도 한 원 의원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대선주자들은 촛불집회든 태극기집회든 나가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즉시 광화문집회가 아닌 ‘여의도 빅테이블’에 마주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주말집회의 후폭풍은 대한민국을 쓰나미처럼 덮쳐올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예고된 쓰나미의 대재앙을 막는 방파제를 쌓아야 하고 그 방파제가 바로 여야가 참여하는 빅테이블”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 역시 정치인들의 탄핵집회 참석에 대해 “광장은 시민의 것이고 정치인들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갖고 제도권 내에서 문제를 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헌재의 판단을 기다려보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이 탄핵 자체에만 매몰되지 말고 탄핵심판 이후 법 개정 등을 통해 정치개혁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헌재가 어떠한 결과를 내놓더라도 ‘국난’이 올 수밖에 없다”며 “우리 사회가 극단적 갈등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 데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제는 탄핵심판 이후 제도권 내에서 민의를 어떻게 수용하고 풀어갈지 고민해야 할 때”라며 “정치개혁을 위한 관련 입법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정치권이 탄핵심판 이후를 대비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난 13일 5당 대표 긴급회의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인들이 광장에 나가 헌재의 탄핵 인용과 기각을 각각 주장하는 것은 국가의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일”이라며 “정치인 스스로 국가를 지탱하는 제도의 신뢰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