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인터넷전문은행 '4%룰'…"대주주 사금고 우려"vs"혁신위해 완화해야"

국회 정무위 인터넷전문은행 공청회 개최

"왜 카카오 위해 은산분리 풀어야 하나", "기업 여신 없어 대주주 대출 없다" 팽팽

국회 24일까지 5개 관련 법안 심사 돌입

“인터넷 전문은행 때문에 은산분리를 허용하면 동양 사태나 저축은행 사태처럼 은행이 대주주의 사금고가 될 수 있습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대의 흐름을 볼 때 은산분리는 금과옥조로 볼 수 없습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20일 국회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주재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공청회에서는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해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공방이 오갔다. 은산분리는 비금융회사가 은행의 지분을 4% 이상 가질 수 없다는 이른바 ‘4%룰’을 말한다. 이날 공청회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하기 위해 KT나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4%룰을 풀어줘야 하는지가 쟁점이었다.


고 교수는 “(은산분리 완화 이후) 사금고화 문제를 관리 감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라면 저축은행이나 동양 사태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특히 일단 은산분리를 완화할 경우 나중에 일반 은행도 이를 완화해달라고 하면 방어논리가 미약하다”며 은산분리 원칙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정부가 세금으로 예금보호제도 등을 운영하면서 은행의 신용도를 보장해주는 대신 은행은 공적 규제를 받는다”며 “만약 인터넷전문은행도 예금보호가 된다면 이 같은 규제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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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4%룰 완화를 주장하는 쪽인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는 “케이뱅크는 기업 여신을 취급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기업에 여신을 주지 않기 때문에 대주주의 사금고가 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격 경쟁력과 △24시간 365일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 △간편결제나 바이오 인증 등 서비스 혁신 등을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으로 제시하며 “ICT 기업은 기존 은행과 달리 이미 하던 영역이 없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며 “기회를 달라”고 했다.

의원들의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은 “미국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30% 이상 도산했고 당국은 수천 개의 핀테크 업체들을 규제범위로 끌어들이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은 “새로운 산업이라는 도도한 흐름에 맞서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는 게 아니라 우려가 있으니 입구를 틀어막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세상은 변했지만 대한민국 은행법은 10년 전과 똑같다”며 법 통과를 호소했다.

국회는 이날 공청회를 시작으로 오는 24일까지 법안 심사에 돌입한다.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5개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모두 비금융 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34~5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흥록·조권형기자 rok@sedaily.com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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