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 경제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대기업 위주의 편향적 수출을 해왔다. 생산거점의 해외이전과 공장자동화로 고용과 성장에 대한 효과가 전과 같지 않다. 수출외형은 확대됐지만 고용유발계수가 ’95년의 12.6명에서 ’14년에는 8.1명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중 부가가치 유발계수도 0.70에서 0.56로 떨어지는 등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도가 약화되고 있다. 대기업의 고용비중도 전체의 12.1%에 불과해 금년 1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대비 16만명 감소했고, 실업자 수는 101만명에, 구직단념자·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한 실질청년 실업률은 33%에 이르고 있다. 고용과 성장 간 균형성장을 위해 수출기업의 획기적인 개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독일의 헤르만 지몬은 수출 및 일자리 창출이 소수의 대기업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출능력이 뛰어난 중간규모의 회사들이 많아야 한다고 하고, 이를 “강소기업(히든챔피언)”이라 칭했다. 이 기준에 의한 기업은 세계시장 점유율 1~3위이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매출액 40억불 이하의 기업으로, 현재 1천개사에 달한다고 했다. 이 기준에 따른 국내 강소기업 수와 수출 비중은 독일(1000개, 26.1%)대비 매우 취약한 수준(25개, 0.35%)이다. 이 기준을 국내에 맞게 다소 완화해 1억불 이상 수출 중소·중견기업으로 산정해도, 114개에 불과하고 평균 종업원 수도 독일의 4분의1에 불과하다. 수출입은행이 자체 선정한 강소기업 성과결과 분석을 보면 평균매출액 증가율과 고용증가율(2009~2014년)이 일반 중소·중견기업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1.2%와 6.3%로 나타났다. 향후 고용확대 및 수출촉진을 위해 생존 가능성을 불문하고 무차별적인 중소기업보호 위주의 기존 정책보다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강소기업 위주로 중점 육성대상을 바꾸되, 그 숫자가 ‘20년까지 200개 정도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2011년부터 히든챔피온(강소기업)제도를 운영해 왔으나, 총괄조정기관 없이 지원기관별로 산발적으로 혼재돼 다양하게 중복 시행되어 왔고 선정기준도 제각각이어서 신청기업에 혼선을 초래하곤 했다. 선정기준도 해외점유율 등 질적 글로벌 성공요소보다도 매출액 등 양적 일반요소를 반영함에 따라 내수 의존형 국내 기업만을 양산해 왔다. 앞으로는 지원 대책 및 선정기준을 일원화해 지원정책의 일관성 및 효율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예비 강소기업들은 금융, 제조, 유통, 수출입, 생산 마케팅 등 전문분야 인력을 찾는데 목말라 하고 있는데, 이들 분야에 퇴직 고경력자들이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인력수급상 미스매칭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경영애로 분야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과 DB구축, 그리고 전문경력 취업희망자에 대한 집중적인 재교육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또, 새로운 지식기반형 기술인 IOT, AI, 3D프린터, 자율주행기술, 로보트 등을 조기도입해 자동제어 통제되는 스마트 공장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생산효율성을 제고하고 첨단제품출시로 수출시장 점유 비중을 제고 시켜나가자. 동시에 감축 인력을 향후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건강, 의료 상태 인식 및 관리, 재난·안전 예측 모니터링, 자동센서관리 및 분석하는 분야로 직무전환이 수시로 이뤄지도록 직업훈련 및 고용의 유연성이 확보되도록 법적,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해주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권은 규제프리존, 서비스산업기본법, 다중대표소송 관련 상법개정,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제정 등에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반대 방침을 고집하고 있는 바, 국민과 청년들을 생각해 전향적인 자세전환이 요망된다. “신이여! 바꿀 수 있는 일들은 바꾸려는 용기를, 바꿀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려는 마음의 평화를 주소서….”
문종진 명지대 경영대학 교수·강소기업학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