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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아시안게임] 변방서 중심으로…스키·스노보드 금빛 질주

"평창 올림픽서 반드시 메달"

동기부여에 기업 후원 '날개'

노르웨이 혼혈 김마그너스

男크로스컨트리 AG 사상 첫 金

이상호는 스노보드 2관왕 올라

'효자'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최민정·이승훈 등 이변 없이 金

김마그너스 /연합뉴스김마그너스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걸린 금메달은 총 102개, 이 가운데 스키·스노보드 종목에 걸린 금메달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50개에 이른다.

빙상 종목 위주의 ‘메달 편식’이 심한 우리나라의 아킬레스건이 바로 스키·스노보드 종목이다. 금메달은커녕 결선 진출도 버거운 사정 탓에 반쪽짜리 안방 축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아시안게임을 보고 있자면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것 같다.

한국 스키·스노보드 대표팀은 평창올림픽 ‘미니 리허설’ 무대인 아시안게임을 통해 ‘변방’ 꼬리표를 떼고 중심으로의 진입을 선언하고 있다. 20일 스키 남자 크로스컨트리 1.4㎞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에 출전한 김마그너스(19)는 경기 이후 “평창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은 기적이겠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인 어머니와 노르웨이인 아버지 사이에서 한국 국적을 택한 그는 이날 3분11초40의 기록으로 중국의 쑨칭하이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한국 스키 크로스컨트리 남자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사상 최초다. 지난달 노르웨이 유스올림픽 2관왕에도 올랐던 김마그너스는 애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최근의 무서운 상승세를 보면 그의 말처럼 평창으로 메달을 앞당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상호 /AP연합뉴스이상호 /AP연합뉴스



어린 시절 고랭지 배추밭에서 훈련한 사연 때문에 ‘배추밭 소년’으로 잘 알려진 이상호(22·한국체대)는 대회 첫 2관왕에 올라 삿포로의 가장 큰 별로 떠올랐다. 그는 스노보드 남자 회전 1·2차 시기 합계 1분16초09로 금메달을 획득, 전날 대회전 우승에 이어 아시아에는 더 이상 적수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홈코스의 스즈키 유야를 0.71초 차로 따돌렸다. 이상호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부담을 덜었고 자신감이 생겼다”며 다음달 열릴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서도 메달을 걸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최고 성적인 4위에 올라 화제를 모았으나 이달 초 평창 월드컵에서는 예선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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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키·스노보드는 그동안 환경적인 영향과 지원 부족으로 매번 한계에 부닥쳤다. 그러나 기업 후원과 안방 올림픽이라는 뚜렷한 동기부여가 선수들을 춤추게 하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회장사인 롯데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6년간 10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그 덕에 검증된 외국인 코치와 스태프가 대표팀의 기량발전을 이끌고 있다. 최근 평창 월드컵에서는 한국 대표팀 전용 라운지가 운영돼 현장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편 효자종목 빙상은 이변을 허락하지 않았다. 박세영과 최민정이 쇼트트랙 남녀 1,500m에서 우승, 2회 연속 한국의 동반 금메달을 이끌었는데 특히 여자 1,500m는 1999년부터 대회 5연패 금자탑을 쌓았다. 또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의 이승훈은 열흘 전 입은 정강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김보름의 스피드 여자 3,000m 은메달이 아쉽지만 한국 선수단은 이날만 금메달 5개를 추가, 총 금메달 6개로 목표인 금 15개·종합 2위를 향해 쾌속 순항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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