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이공계 교육기관인 KAIST 신임 총장으로 21일 신성철(65·사진) 물리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KAIST는 21일 오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임시이사회(이사장 이장무)를 열고 제16대 KAIST 총장에 신성철 물리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KAIST 출신의 총장 배출은 1971년 개교 이래 처음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7년 KAIST에서 고체물리 석사 학위를,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재료물리 박사 학위를 각각 받은 신 교수는 이스트만 코닥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1989년 KAIST 교수에 임용됐다. KAIST에서 내부 인사가 총장으로 선임된 것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로플린 스탠퍼드대 교수가 2004년 7월 총장에 취임한 이후 13년 가까이 만이다.
신 교수는 KAIST 학생부처장, 국제협력실장, 기획처장, 고등과학원설립추진단장, 나노과학기술연구소 초대 소장, 부총장 등 교내 보직을 두루 거쳤다. 또 대덕클럽 회장, 한국자기학회장, 한국물리학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초대 및 2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이런 경력 때문에 KAIST 안팎에서는 그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먼저 동문 출신 내부 인사를 총장으로 맞는 KAIST에서는 신 총장이 해외파 총장들의 개혁 성과를 이어받아 내실을 다지고 학내 연구·보직 경험과 원활한 소통을 토대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줄 것을 기대한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총장으로 취임하면 구성원 화합에 매진할 것”이라며 “내부 인사로 소통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톱 10 대학 도약’을 KAIST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비전 실현을 위해 교육혁신, 연구혁신, 기술사업화 혁신, 국제화 혁신, 미래전략 혁신 등 5대 혁신 방안을 제안했다.
신 교수는 “오래전부터 총장이 되면 KAIST를 어떻게 키울까 고민해왔다”며 “취임하면 그동안 세운 계획을 하나씩 실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임 총장은 교육부 장관의 동의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확정되며 임기는 4년이다.
신 교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KAIST 올해의 동문상, KAIST 국제협력대상, 아시아자성연합회(AUMS)상, 과학기술훈장 창조장(1등급), 대한민국학술원상,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등을 받았다.
신 교수는 나노자성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나노자성체 스핀 동력학을 연구하는 ‘나노스핀닉스’ 연구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척했다. 스핀은 전자의 물리적 특성 중 하나로 물체가 자성의 특성을 가지는 원인이다. 그는 나노스핀닉스 분야에서 290편의 학술지 논문 게재, 37건의 특허 등록, 160여회의 국내외 학술 초청 강연을 했다. 특히 자성학 분야의 오랜 난제인 2차원 나노 자성박막 잡음 현상을 처음으로 규명한 과학자로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학술적 업적으로 자성학 분야의 한국 과학자로는 유일하게 미국물리학회 석학회원으로 선정됐으며 한국 과학자 최초로 AUMS상을 받았다. AUMS상은 자성학 분야의 아시아 출신 과학자로 세계적 업적을 이룬 학자에게 주는 상으로 2년에 한 번 시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