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1일 “문 이사장이 변호사를 통해 복지부에 사표를 제출했다”며 “국민연금 직원들에게도 ‘사퇴의 변’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이던 2015년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특검에 소환된 지난해 12월27일부터 출근을 못했다. 소환 이후 ‘공가(公暇)’를 적용받았고, 지난달 16일 구속기소된 뒤로는 ‘연차’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어 ‘연차사용’ 소식이 알려져 여론이 악화되자 문 이사장의 가족들이 지난 1일부터 ‘결근처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이사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사퇴를 하지 않고 버텨 논란을 발생시켰다. 이에 복지부는 22일 문 이사장을 면회해 ‘자진 사퇴’를 권유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회의에서 정진엽 복지부 장관들은 의원들이 “문 이사장을 해임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본인이 사표를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사퇴의 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재직 당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하여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거나 해당 기업으로부터도 어떠한 요청을 받은 바 없었으며 국민연금공단으로 하여금 합병에 찬성토록 구체적·명시적으로 지시한 바도 결단코 없었다”며 “다만, 기금운용에 대한 최종 책임을 맡고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외국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인한 국가경제 및 자본시장에 대한 우려의 마음은 가지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또 “그 동안 진실을 밝히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에기치 못한 소용돌이 속에서 진실은 외면 받고 묻혀버렸으며, 오로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찬성했다’는 결과만 부각되어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계속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연금공단과 임·직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뿐인 바,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 그 짐을 덜어 드리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