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천가방인 ‘에코백(Eco bag)’이 단순 액세서리를 넘어 명품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고가의 가죽 가방이 즐비한 백화점 명품관에 천으로 만든 ‘에코백’이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마가렛호웰의 세컨드 브랜드 MHL이 매장을 열었다. MHL은 의류부터 잡화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캔버스 천으로 만든 에코백이다.
이 에코백은 지퍼는 물론 특별한 장식도 없이 ‘MHL’이라는 로고만 크게 찍혀 있지만 가격은 가장 저렴한 것이 11만원, 비싼 것은 14만원에 이른다.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관계자는 “매장을 열자마자 에코백을 구할 수 있냐는 문의가 쏟아져서 놀랐다”며 “에코백 중에서도 인기가 높아 구하기 힘든 ‘차콜 그레이’ 색상 제품은 머지않아 품절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MHL과 함께 이번에 명품관에 입점한 브랜드 가운데 ‘르 몽생미셸’ 역시 다양한 제품 가운데서도 에코백의 인기가 높다. 마찬가지로 특이할 것 없는 천 가방이지만 가격은 5만 8,000원에서 21만원에 이다.
에코백이 인기를 끈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요 백화점에 그것도 고급 브랜드와 나란히 입점하며 ‘명품 대우’를 받는 것이 눈에 띈다. MHL은 지난해 2월 신세계 강남점에 국내 최초의 팝업 스토어를 연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으며 조만간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도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에코백은 원래 비닐 봉투나 쇼핑백 등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며 “최근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 패션’이 유행하면서 에코백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가의 에코백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에코백의 제작 원가가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기에 편승해 브랜드 이름을 붙여 비싸게 파는 것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