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가 제약사와 바이오업체 간에 뜨거운 감자가 됐다. 논란은 지난해 8월 한국제약협회가 한국바이오협회와 협의 없이 ’바이오’를 명칭에 추가하겠다고 정관을 개정하면서 시작됐다. 더 큰 혼란은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관개정을 승인한 반면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협회와 논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심의를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명칭 변경 반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명칭 변경을 통해 특정 산업을 점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대부분이 제약협회와 바이오협회를 엄연히 구분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든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명칭을 통해 특정한 산업의 영역을 점유하려는 시도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않는 방식”이라며 “두 협회가 명칭이 아닌 기능적인 차별화를 통해 상호보완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제약협회는 이미 상당수 회원사가 바이오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명칭 변경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1945년 조선약품공업협회에서 출발해 1953년 대한약품공업협회로 이름을 바꿨고 1988년 현재 명칭으로 변경했다.
이번 논란은 한국제약협회의 일방적 행보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바이오협회와 사전 조율이 없었고 사태가 불거진 후에도 적극적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라는 명칭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이름이 바뀌면 혼선을 줄 여지가 충분하다”며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제약 산업을 이끌어갈 두 협회가 갈등이 아닌 소통을 통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