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56회 정기총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부당한 외부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이를 위해 정경유착 재발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는 “(정경유착 근절 노력의) 시작으로 그동안 많은 비판이 있었던 사회협력 회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 17일 이사회에서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 지원 등으로 논란이 됐던 사회협력 예산을 폐지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전경련은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수백억 원을 후원하도록 모금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해체 여론에 직면한 상태다.
허 회장은 “전경련의 운영을 투명하게 바꾸겠다”며 “사업과 회계 등 전경련의 모든 활동을 보다 상세하게 공개해 오해와 일탈의 소지를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경련의 혁신”이라며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기관으로 재탄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는 싱크탱크가 되겠다”며 “경제단체로서 전문성을 극대화해 회원사와 국민의 아이디어를 한데 모으고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이번 총회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허 회장은 “훌륭한 분이 새 회장으로 추대돼 전경련을 거듭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이 다소 여의치 못해 제가 이번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빨리 전경련을 안정시키고 새 모습을 갖추라는 의견이 많다”며 “그동안의 과오를 씻고 새로운 전경련이 탄생하는 과도기적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회장직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전경련이 진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앞장서겠다”며 “기업에 활력을 주는,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