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이 살충제 성분인 메틸 파라티온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김정남 사인 규명을 돕고 있는 화학 전문가들을 인용해 24일 이같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용의자들이 메틸 파라티온을 김정남의 얼굴에 발랐다면 이 물질이 눈으로 들어가 눈 점막으로 스며드는 것은 물론 호흡기를 통해서도 흡수됐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그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고 말했다. 김정남이 사망 전에 일부 마비증세를 보인 것도 메틸 파라티온 흡입에 따른 부작용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살충제의 일종인 메틸 파라티온은 신경작용제나 독가스인 VX만큼이나 치명적이어서 화학무기로 분류된다. 통상 갈색 액체 형태로 유통되는 메틸 파라티온은 피부에 닿더라도 상처만 없을 경우 즉시 물로 씻어내면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인체에 유입된 메틸 파라티온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를 통제하는 인체의 신경전달물질은 인체를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하려고 ‘아세틸 콜린 에스테라제’라는 효소를 분비한다. 그런데 메틸 파라티온이 체내에 유입되는 순간 이 효소 수치가 간신히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선인 정상치의 6%까지 내려갔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김정남 암살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TV(CCTV)에는 여성 용의자 2명이 맨손으로 김정남의 얼굴에 무언가를 뿌렸고 그 후 김정남은 비교적 멀쩡한 상태로 보행한 장면이 찍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 결과 이 여성 용의자들은 범행 후 화장실에서 손을 씻어 손에 묻으면 해가 가지 않지만 얼굴에 뿌리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독극물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