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의 한 초등학교 교사들이 교내 석면 제거 공사 이후 뒤처리 청소에 동원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수원 A 초등학교는 지난 22일 새 학기 준비를 위해 개학 전에 전체 교사 35명을 소집했다.
하지만 교사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전날 마친 석면 공사 뒤처리였다.
해당 학교는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3억 7,000만원을 들여 지난달 6일부터 30여 개 교실에 석면 제거 공사를 시행했다. 석면 제거 전문업체가 준공청소를 맡겼지만, 창틀이나 바닥 등에 석면 잔재와 분진 등이 남았다.
이에 학교는 교사들을 동원해 과학실·음악실 등 특별교실 청소를 맡기고, 일반 교실은 학교 자체 예산으로 용역업체를 불러 청소했다.
불만을 가지는 교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학교의 지시를 거스를 수 없어 이틀 동안 특별교실 4곳을 청소했다.
이 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의 위험성을 우려한 일부 교사들은 돈을 걷어 대신 용역업체에 청소를 맡기는 일까지 빚어졌다. 이에 특별교실 4곳 가운데 1곳을 용역업체가 맡았다.
한 교사는 “석면 잔재 때문인지 눈과 얼굴이 따가웠다”면서 “석면 전문가가 아닌 교사들이 공사 뒤처리를 맡아, 교사는 물론 학생들 건강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에 대한 우려로 개인 돈을 들여 전문업체에 청소를 의뢰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해당 학교 측은 “교사들은 당장 근무할 교실만 청소한 것”이라며 “대부분 교실은 학교운영비로 용역업체를 불러 청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들이 갹출한 비용은 학교운영비로 처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세영 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