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외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환율조작의 그랜드챔피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대선 기간에 중국을 취임 첫날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한 말을 아직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지만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발을 뺀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두고 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미 제약사 임원들과 회동해 “중국이 통화를 절하해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바보처럼 당했다”고 비난한 데 이어 지난 1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의 환율 문제에 대해 “그간 계속 불평해왔는데 곧 공평한 운동장에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재무부는 환율조작국 지정 절차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오는 4월 공개될 환율보고서를 마감하기 전에는 어떤 통화조작 관련 발표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줄기찬 위협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를 저지하면서 미중 간 환율 협상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려는 구두개입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국경세를 도입하면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국경세 도입 계획을 재확인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4일 연속 떨어져 1,131원50전을 기록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직전(2016년 11월8일 1,135원)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24일(1,131원) 이후 약 4개월래 최저치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