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공급했다.
삼성SDI는 글로벌 ESS 시스템 회사들과 손잡고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력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해 94Ah(암페어아워) 셀 약 70만개, 240MWh(메가와트아워)의 ESS 배터리를 공급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업계에서 발주된 ESS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난 24일 미 캘리포니아주 에스콘디도에서 AES에너지스토리지(AES) 존 자후라닉 사장과 삼성SDI 미주법인장 서정환 상무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AES ESS 시설 오프닝 세레모니가 진행됐다. AES의 ESS 시설은 이번 프로젝트에 삼성SDI가 공급한 물량의 절반 이상인 150MWh의 ESS용 배터리가 설치된 곳으로 삼성SDI 배터리 약 40만개가 24개의 컨테이너에 설치됐다.
이 프로젝트는 삼성SDI가 AES를 비롯한 ESS 시스템 회사들에 ESS용 배터리를 공급하면 이를 계약한 전력회사들의 시설에 설치하고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특히 삼성SDI는 전체 프로젝트 규모 350MWh 중 약 70%에 해당하는 240MWh를 공급 완료했다. 이는 미국의 4만 가구가 4시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력용 ESS 시장 규모가 590MWh였다는 점에서 240MWh의 이번 ESS 공급물량은 미국 시장의 40%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국 시장은 안전성에 대해선 일말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특히 엄격하다. 이런 미국 ESS 시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ESS용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SDI의 배터리 안전성이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선택한 전기차 배터리와 동일한 제품이 ESS에 사용된 것이 고객들의 신뢰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ESS는 수주부터 공급까지 평균적으로 약 1년이 소요되는데 삼성SDI는 ESS 업체들과 수주단계부터 선행적 협업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의 진행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개요는 천연가스 발전소를 대체하는 대규모 전력용 ESS를 공급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여름과 겨울에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발전 유동성이 높은 가스 발전기를 추가로 사용하는데 이를 ESS로 대체하는 것이다. 가스 발전소, 태양광 발전소 등에서 생산된 잉여 전력을 삼성SDI의 ESS용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수요가 급증할 때 저장된 전기를 사용하는 개념이다. ESS를 사용하면 친환경 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한 탄소배출량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삼성SDI 대표이사 조남성 사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ESS용 배터리를 공급 완료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SDI 배터리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캘리포니아 지역 전력 공급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인 B3가 2015년 발표한 세계 ESS시장 전망에 따르면, 삼성SDI는 세계 시장 점유율 18%로 1위를 기록했다. 네비건트 리서치는 전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ESS 시장이 2016년 2.3GWh에서 2020년 14.8GWh로 연평균 60% 가량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 시장은 송배전 설비의 노후화,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등으로 2016년 590MWh에서 2020년 4.2GWh 규모로 전 세계 ESS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