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중 처음으로 한국 기업들을 제치고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출하량 1위를 차지했다. 출하 면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한국 업체들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적극적인 물량 공세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올 1월 대형(9인치 초과) TFT-LC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출하 대수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22.3%를 차지하며 선두를 유지하던 한국 업체들을 따돌렸다. 월간 기준이긴 하지만 BOE가 한국 업체들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위는 LG디스플레이(21.6%), 3위는 대만의 AUO(16.4%), 4위는 대만의 이노룩스(15.7%), 5위는 삼성디스플레이(9.9%)가 차지했다. 대형 LCD는 TV는 물론 태블릿, 노트북PC, 모니터 등에 쓰인다.
로빈 우 IHS 마킷 수석연구원은 “기존에 선두를 지켰던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수량보다는 고급 제품 위주의 프리미엄 전략에 중점을 두기 시작한 틈을 이용해 BOE가 정보기술(IT) 기기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에 공격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무게중심이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옮겨가면서 국내 업체들의 투자가 OLED에 집중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9인치가 넘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중 태블릿·노트북 PC·모니터 부문에서도 BOE는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노트북 PC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BOE는 29%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를 차지한 이노룩스(20%)와의 격차를 벌려 나갔다.
다만 출하 면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한국 업체들의 독주가 이어졌다. IHS마킷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4.8%로 1위를 굳건히 지켰고 삼성디스플레이(16.1%)와 이노룩스(14.7%)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우 수석 연구원은 “한국 패널 업체들은 대형 TV 부문에서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 패널 제조업체들이 대형 TV 디스플레이 제조의 운용 및 기술적 우위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동안 출하 면적 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을 앞서나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올해는 중국 업체들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한국 업체들의 대형 TV 디스플레이 시장 독주를 견제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