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당국은 그간 가계부채에 대해 낮은 연체율을 근거로 대출 양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질은 개선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그러나 연초부터 가계와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서며 이상징후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시장금리 상승에 가계와 중소기업이 벌써부터 취약한 모습을 보인겁니다. 정훈규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연체율은 0.53%로 한 달 전보다 0.06%p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빠르게 내려가던 연체율이 지난달 3개월 만에 반등한 겁니다.
부문별로는 지난달 가계대출 연체율이 0.28%로 전달 말 0.26%에서 0.02%p 올랐습니다.
특히 가계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서 모두 연체율이 높아졌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달 0.21%로 전달보다 0.02%p 올랐고,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0.07%p 뛰어 비교적 상승폭도 가팔랐습니다.
기업대출은 대기업이 안정화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 연체율이 뛰어 전체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지난달 기업대출 연체율은 0.73%로 한 달 전보다 0.06%p 높아졌는데, 대기업 연체율이 0.06%p 떨어졌음에도 중소기업 연체율이 0.11%p 뛴 탓입니다.
이 같은 연체율은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문제는 가계와 중소기업이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겁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앞으로 시장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특히 은행은 비교적 우량고객만을 상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2금융권 대출은 더 큰 문젭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약 42조원으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시중은행부터 규제에 나서, 2금융권에 서민대출 수요가 몰린 탓입니다.
경기는 침체된 가운데 금리만 계속 오름세를 탈 경우 이들을 중심으로 대출이 연쇄 부실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