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투자 활성화 방안은 탄핵정국의 과도기 행정부 여건상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재정 투입과 법 개정 사안을 빼고 각 부처의 가용자원과 아이디어를 총동원했다고 한다. 지난주 소비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때부터 예고되기도 했다. 불투명한 대내외 경제여건을 반영한 이번 범정부 조치는 일단 시의적절한 처방으로 평가된다. 제조업 가동률은 2년 전부터 75%조차 밑돌고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아둔 재고가 늘어난 지 오래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고작 0.1%로 예상될 정도로 우리 경제는 투자절벽에 가로막혀 경기 활력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는 설상가상으로 탄핵정국에다 특검 수사, 정치권의 기업 옥죄기 입법까지 겹쳤다.
그럼에도 며칠 전 소비 진작책 발표 때 지적한 것처럼 가짓수만 지나치게 많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드는 장밋빛 장기 청사진에 불과한 것들이 적지 않다. 노르웨이를 벤치마킹한 남해안 관광도로는 당장 약발이 듣는 것도 아닌데다 어디서 본 듯한 재탕 같은 느낌도 든다. 무엇보다 기업을 옥죄는 구태의연한 규제를 확 풀겠다는 정책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투자 활성화의 전제조건이야말로 과감하고도 파격적인 규제 완화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번 대책이 팥소 빠진 찐빵처럼 공허하게 들리는 것도 여기에서 연유한다. 규제 완화와 투자 활성화는 한 수레 두 바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