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을 철거하고 위안부를 없는 일로 해버렸다“
제98주년 3·1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7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여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울분을 토했다. 지난해 2015년 12월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피해자들과 상의 없이 10억엔을 받아 위안부 재단을 설립하는 대신 위안부 문제를 다시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를 맺어 위안부 피해자들의 울분을 샀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부산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철거해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자 피해 할머니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우리는 100억원이 아니라 1,000억원을 줘도 안 받는다”며 “일본 정부가 법적으로 기자들 모아놓고 잘못했다고 말하며 우리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준다면 용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소녀상을 세우면 일본 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해야지 왜 철거할 생각을 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한 김지은(20)씨는 “당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계속 공론화를 시키고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하루 빨리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강조다. 김명준(27)씨는 “올해 들어 수요집회 규모가 작아졌다고 느꼈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표창원 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수요집회 현장을 찾았다. 심 대표는 “지난 위안부 협의는 친일매국정권다운 망발”이며 “위안부 협의를 공식적으로 파기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2019년 3·1절 100주년을 맞아 삼일회관을 국가적 차원에서 건립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수요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200명의 시민이 참여해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비롯해 일본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했다. 양노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 사무처장은 “다양한 사람들이 집회에 참석해줘서 감사하다”면서 “오늘뿐 아니라 다른 날에도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여해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한다”며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박우현·변수연기자 liber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