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정원오 성동구청장 "마장축산물시장에 문화관광 입힐 것"

단순 도·소매 벗어나 탈바꿈

18억 투입 2018년까지 완료

악취 줄이고 허름한 외관 정비

후·시각 사로잡는 시장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도 추진

'안심상가' 상반기 선보일 것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는 ‘마장축산물시장’이 있다. 수도권 축산물 유통의 60~70%를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 축산물 전문 도소매시장이다. 가격이 대형마트 거래가보다 20∼30% 정도 저렴한 편이어서 시민들에게 인기가 있다. 마장축산물시장이 이제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육성된다.

정원오(49·사진) 성동구청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마장동 축산물시장을 단순 도매·소매에서 벗어나 관광까지 사로잡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마장축산물시장의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은 지난해 중소기업청 공모로 선정된 사업이다. 국·시비 총 18억원을 투입, 오는 2018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마장축산물시장 일대가 서울시 도시재생활성화지역에 선정되기도 했다.

개발의 핵심은 ‘후각·시각을 사로잡아 다시 찾는 축산물시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정 구청장은 “악취 줄이기뿐 아니라 허름한 상가 외관을 세련되게 정비하고 마장동 곳곳에 숨어 있는 고기 정형에 일가견이 있는 장인들을 발굴해 이야기를 입히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마장축산물시장은 축산물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인터넷쇼핑·대형마트 등에 경쟁력이 밀리면서 시장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정육 부산물인 유지(油脂)의 악취가 문제였다. 상인 각자가 유지 처리 개별 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일정량이 차야 수거해가다 보니 길게는 일주일가량 그대로 방치되기 일쑤였다. 심지어 일부 상인은 유지 찌꺼기를 하수구에 버려 불쾌한 냄새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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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구청장이 직접 나서 방법을 찾았다. 성동구는 유지를 구가 주도적으로 당일 바로 걷어 처리하는 ‘친환경 일일 특송’ 시스템을 갖췄다. 하수구에도 주기적으로 복합효소제 등을 살포해 악취 줄이기에 신경 썼다. 효과는 좋았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이 같은 악취 저감 활동을 벌였고 상인은 물론 시장을 찾는 방문객들의 악취 관련 민원은 대폭 줄었다. 마장축산물시장이 부활하는 계기가 됐다.

정 구청장이 관심 있게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핵심은 ‘젠트리피케이션(구도심 개발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 방지’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지방정부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정 구청장은 “소상공인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며 “구청이 공간을 매입해 소상공인에게 적정한 임대료로 장사할 공간을 제공하는 ‘안심상가’를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심상가’는 프랑스 파리 ‘세마에스트’라는 민관합동출자회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파리시로부터 11개 사업지구에 있는 건물 1층 상점과 토지를 매입해 영세자영업자들에게 적정 가격으로 임대해주고 있다. 이 같은 ‘안심상가’는 쫓겨난 사람들의 희망이 될 뿐 아니라 해당 지역 임대료 가이드라인이 돼 임대료 폭등을 사전에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정 구청장의 생각이다.

사진제공=성동구청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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