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생보사 3사 모두 '백기 투항' 한화도 자살보험금 전액지급

전속 설계사 이탈 등 동요 심각

차남규 사장 '법대로' 원칙 철회

금융당국 징계수위 낮춰줄 듯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를 놓고 마지막까지 버텼던 한화생명(088350)이 결국 삼성생명(032830)과 마찬가지로 미지급 자살보험금 전액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생명은 그동안 법학도 출신인 차남규(사진) 한화생명 사장의 강력한 의지로 ‘법대로’ 원칙에 따라 금융감독원과 각을 세워왔다. 하지만 공동 전선을 형성했던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금감원의 중징계를 견디지 못하고 백기 투항하면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까지 자살보험금 전액 지급을 결정함에 따라 업계의 관심은 이제 금감원이 제재 수위를 어느 정도까지 낮춰줄지에 집중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3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 자살보험금 전액 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긴급 안건을 상정하고 처리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한화생명의 자살보험금 미지급액은 지연이자 포함 1,100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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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사장은 금감원이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을 막는 중징계를 예고한 후에도 임직원들에게 CEO 거취는 상관 말고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라는 뜻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지만 금감원은 대법원 판결과 상관없이 보험업법상 약관 준수 위반을 들어 행정제재에 나섰다. 특히 제재심 결과 기관 징계로 영업일부정지가 예상되면서 2만명에 달하는 전속 설계사들의 이탈 등 내부 동요가 예상보다 심해지자 원칙 고수에서 급선회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자살보험금 전액 지급을 결정하면서 생보 업계에서는 교보생명만 유일하게 전액 지급을 하지 않는 곳으로 남게 됐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7년 이전 건은 보험금 원금만, 이후 건은 보험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자살보험금 원금과 이자를 모두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총 지급 규모는 3,337건, 1,740억원이다. 삼성생명은 또 삼성전자에 이어 10억원이 넘는 기부금이나 후원금·출연금을 낼 때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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