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일부터 오는 9일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의 예약판매를 실시한다./사진제공=LG전자프리미엄 스마트폰 ‘G6’는 LG전자를 구원하고 삼성전자·애플이라는 ‘2강(强)’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까. G6의 사전예약이 2일 시작된 가운데 이를 판매하는 이통3사는 물론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 또한 G6의 향배에 더듬이를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통사들은 G6의 성공 여부에 따라 애플과 삼성에 내준 단말기 유통 시장의 주도권을 어느 정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우선 G6의 분위기는 좋다. 서울경제신문이 사전 예약이 시작된 2일 오전 서울 종로 일대 이통사 대리점 9곳을 돌아다녀 본 결과 반응이 확실히 뜨거웠다. 각 대리점은 G6 체험존을 매장 입구에 설치해 두고 매장 전면에는 ‘G6 사전예약 시작’이라는 문구를 큼지막하게 내세우며 고객 몰이에 바빴다. 한 이통사 대리점 관계자는 “오전에만 사전 예약을 5건 가량 받았으며 V20 출시 때와 비교해 확실히 반응이 좋다”며 “전날에도 G6를 찾는 고객들의 문의가 상당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문한 9개 대리점 중 3곳에만 G6 실물이 비치돼 있어 사용 뒤 구매를 결정하기에는 제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미디어에 노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예약 수요는 꾸준히 이어졌다는 평이다.
이통사들 또한 간만에 나온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시장 활황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통사 기기변경 건수는 ‘갤럭시노트7’이 출시됐던 지난해 8월 98만 건과 ‘아이폰7’이 출시됐던 지난해 10월 106만 건을 각각 기록했던 반면 지난 1월에는 70만 건에 그쳤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4분기까지 9개월간 LG전자 측에 단말기 구입 비용 등으로 5,561억 원을 지출하는 등 거래 규모가 상당하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LG전자 출신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도 나온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이날 G6 구매 후 1년 반 뒤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 면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R클럽2’를 선보였으며, 이통 3사 중 최대 규모인 700여개의 ‘G6고객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KT 또한 제휴 신용카드를 통해 G6를 구매할 경우 최대 50만 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매장 내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G6를 배치하며 이용자 몰이에 나서고 있다.
반면 전통적으로 삼성전자와 끈끈한 관계를 자랑해 왔던 SK텔레콤의 경우 눈에 띄는 G6 마케팅이 보이지 않는다. 실제 이날 둘러 본 4곳의 SK텔레콤 매장 중 G6 실물이 비치된 곳은 한 곳도 없었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모형도 비치돼 있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이 두 달 내로 시장에 나온다는 점에서 G6 마케팅에 힘을 주기보다는 삼성과의 밀월을 강화하는 것이 SK텔레콤 측에 더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종로 지역에 G6 시제품 공급이 늦어진 것이며 G6 출시 전까지 550개 매장에서 체험존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LG전자는 SK텔레콤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밝혔다.
이통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성능 상향 평준화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줄긴 했지만 삼성전자와 같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업체는 이야기가 또 다르다”며 “LG전자가 이번 G6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줘야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이통사들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사업자인 삼성전자 또한 G6의 성공 여부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충성 고객이 많은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아이폰8’을 9월께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올 상반기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 특히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을 겪은 만큼, 기본기를 강조한 G6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둘 경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더욱 쓰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