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채권단, 육류담보 내주 매각… 동양생명과도 공동매각 합의

동양생명 대출 겹치지 않은 육류담보 부터

매각후에도 대금배분 등 조율문제는 남아







육류담보대출(미트론) 사기 피해 금융사들로 구성된 채권단이 오는 8일 담보물(육류)에 대한 첫 공매를 실시한다. 특히 담보물 처리를 놓고 이견을 보여온 동양생명과도 공동매각에 나서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육류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8일 동양생명과 담보물이 겹치지 않는 냉동육류에 대한 매각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양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단은 중복대출이 일어난 냉동육류 매각을 먼저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매각대금은 약 135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동양생명과 담보물이 겹치는 냉동육류에 대해서도 공동 매각에 합의하면서 이르면 다음주 후반께 공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생명의 한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단독으로 의뢰한 보고서가 아직 안 나왔다”며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내용을 채권단과 공유해 공동 매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트론 사기 사건이 불거진 후 최대 피해자인 동양생명은 독자 대응을, 나머지 피해 금융사들로 구성된 채권단은 공동 대응을 주장해왔지만 평행선을 달려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동양생명과 별도로 담보물 매각 작업 착수에 본격 나섰는데 동양생명이 이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신선도가 유지돼야 하는 육류는 유통기간이 정해져 있고 최대 채권자인 동양생명이 매각에 참여하지 않으면 결국 양측에 손해인 만큼 극적으로 합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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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동 매각 합의로 그동안 미트론 피해 수습 과정마다 파열음을 냈던 양측 간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담보물에 대한 우선순위 결정이나 매각대금 배분 등 아직 조율해야 할 핵심 사안이 남아 있어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부 담보물의 경우 다음달 유통기한이 끝나는 만큼 일단은 받아야 할 돈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 공동 매각 합의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육류 공동 매각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총대출액의 10% 미만으로 보고 있다. 우일산업·선화씨에스·키스톤냉동 등 냉동창고 업체 3곳에 보관돼 있는 담보물량은 장부상으로 327만4,000박스(약 6,000억원어치)가 남아 있어야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담보물 가치는 600억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각 담보물 건별로 어느 금융사들이 중복대출을 내줬는지, 각 회사들이 얼마를 회수할 수 있는지 등 자세한 사항은 실사 보고서 내용을 공유하고 실제 대출금액을 각 금융사별로 비교해본 뒤에야 파악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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