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마음코칭] 기쁨을 배가 시키는 방법

이상화 드림의교회 담임목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사무총장

우물 물 이웃과 나눠야 맑아지듯

소중한 것 다른 이에게 베풀 때

기쁨 또한 커지고 널리 퍼질 것

이상화 드림의교회 담임목사·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사무총장


요즘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보면 기뻐할 일이 점점 줄어드는 듯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늘 찡그리고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오히려 기뻐하며 사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하니 기뻐하겠다는 마음을 늘 다져 먹는 것이 요즘의 형편이다. 그래서 요즘은 아침마다 늘 “나는 오늘도 마음이 기쁜가?”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마음 상태를 점검한다. 그러면서 실제로 기쁨을 배가시키기 위해 나름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이미 가지고 있는 기쁨의 요소를 주위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나누는 방법이다. 경험상 이 방법만큼 기쁨을 배가시키는 빠르고 좋은 방법은 사실 없다고 본다.

몇 해 전에 캐나다 어느 한인교회 집회에 갔던 적이 있다. 그 교회 부목사 한 분이 와서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정말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고 하면서 너무나 정중하고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그런데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이거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요”하고 어정쩡하게 인사를 받았다. 그랬더니 인사를 한 그분이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괜찮습니다. 교수님. 오히려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벌써 15년이 훌쩍 지난 일이니까요. 교수님께서 가르치시는 기독교개론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나름 삶의 방향을 잡아서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지금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 토론토에 와 있습니다.”


깜짝 놀랐다. 그런데 그때 ‘아! 의미 없는 나눔이란 없구나’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일상 속에서 내가 이미 경험하고 가진 것을 나눌 때 아직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일생일대의 방향을 전환하는,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그 인식이 바뀌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0415A27 마음코칭



사실 기독교대에서 교양필수 과목을 강의한다는 것은 참 쉽지가 않다. 수강학생들이 거의 억지로 듣는 것이 다반사다. 그래서 몇 년 동안 꽤 긴 시간을 강의하면서 강의시간마다 진이 많이 빠졌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수업시간에 지식을 나누는 것이 실패한 것 같았고, 강의하는 자신도 체력적인 소모가 많아 피곤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나눔을 통해서도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이 바뀐 것을 확인하면서 온몸에 전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내 안에 있는 것을 나누는 행동은 새롭고도 기쁜 나비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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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들었던 이야기 가운데 나눔이 주는 효과를 늘 인식하게 하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시골 마을에 우물을 가진 두 부잣집이 있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이 두 집에서 물을 길어 먹었다. 그런데 한 집은 항상 우물물이 차고 물맛이 좋은데 다른 한 집의 우물은 이상하게 물에서 냄새도 나고 물 온도도 뜨뜻미지근했다. 당연히 마을 사람들은 거리가 좀 멀어도 차고 맛있는 우물물을 가진 집에서 물을 많이 길어다 먹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살펴보니 물이 차고 맛있는 집은 동네 사람 누가 물을 길으러 오더라도 우물 입구를 개방하고, 주인 눈치를 보지 않도록 배려를 했다. 그런데 또 다른 집은 집주인이 우물 뚜껑을 항상 덮어놓고 물 길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많이 했었다. 그러니까 계속 물을 길어 내는 우물은 차고 맛있는 물이 수원지에서 계속 공급된 반면 자주 물을 길어내지 않은 우물에는 물이 고여 있어 순환될 리가 없었던 것이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된다”는 말을 기억한다. 인간의 삶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사람이 가장 고차원적인 기쁨을 느끼는 방법으로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눌 때 기뻐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기뻐할 일 없는 세상에 어떻게 하면 기쁨이 더 커질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국 내 안에 있는 기쁨, 내가 먼저 누리고 있는 기쁨을 나누는 것이 기쁨을 배가시키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화 드림의교회 담임목사·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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