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앞둔 4일 서울 시청 앞 광장 등지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대한문 앞에서 ‘16차 태극기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 측 김평우 변호사, 자유한국당 김진태·윤상현 의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친박’ 인사가 참석해 연단에 올랐다.
집회에서는 ‘탄핵 무효’ ‘국회 해산’ 등의 구호가 나왔다. 참석자들은 특히 국회의 탄핵 소추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 있는 만큼 탄핵 ‘기각’이 아닌 ‘각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단에 오른 김평우 변호사는 국회의 탄핵 소추가 “재판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종잇장에 불과하니 즉시 찢어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탄핵이 인용되면 지금 야당 후보가 다음 정권을 잡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보수·자유민주주의세력이 내란을 방불할 만큼 소동을 벌인다는 것이 국민적인 관측”이라고 주장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탄핵이 인용된다면 우리가 3·1절에 맹세한 것처럼, 순국선열이 태극기에 피를 뿌리며 죽었던 그 날처럼 여러분이 주체 세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역시 헌재 탄핵심판 결과가 ‘인용’으로 나오면 불복하겠다는 기류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집회에 참석한 신모(29·남)씨는 “헌재에서 인용 결정을 하더라도 계속 집회에 나와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계엄령을 선포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던 이진기(62·남)씨는 “탄핵안이 인용된다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나중에는 군대가 나서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한 시간여 동안 대한문을 출발해 을지로입구역과 명동입구역 등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이들은 오후 5시부터 2부 집회를 이어간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집회에 경비병력 199개 중대(약 1만5천900명)와 차벽을 투입해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참석자간 충돌 방지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