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OFT INFRA For NEXT ENGINE]日 로봇윤리 만들고, 美 드론 상용화…中은 국가주도 AI 육성

1부. 디지털 혁명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1> 20세기 성공방정식으론 안된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의 보쉬 부스에서 회사 직원이 자율주행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보쉬는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대표적인 독일 업체로, 독일 정부는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의 보쉬 부스에서 회사 직원이 자율주행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보쉬는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대표적인 독일 업체로, 독일 정부는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진국들 ‘AI 윤리·법적 책임’ 본격 논의


독일은 첨단장치 차량 보험료 깎아주기도

中, IT·바이오 등 대형 M&A로 거센 추격



지난달 말 일본 인공지능학회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윤리지침을 승인했다. AI가 사회 구성원 또는 그에 준하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학회 회원과 동등하게 윤리지침을 준수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쉽게 말해 AI도 인간과 동등한 윤리지침을 지키라는 뜻이다.

일본뿐이 아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AI가 지켜야 할 윤리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유럽 의회는 AI 로봇을 ‘전자인간’으로 보고 사람과 마찬가지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AI에 윤리적·도덕적 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부터 교통사고처럼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 등을 두고 논의가 분분하다. 아직 AI 윤리에 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우리와는 차이가 크다.


실제 미국과 독일·일본 같은 제조업 선진국들은 AI와 사물인터넷(IoT)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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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미국에서는 자율주행차 면허까지 발급되고 있다. 테스트용이기는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서는 시험주행하는 자율주행차에 면허를 내준다.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지만 자율주행차를 갖고 실제 시험할 수 있는 단계에 가 있는 것이다. 미국 인텔과 BMW, 이스라엘의 모빌아이는 올 초 열린 ‘CES 2017’에서 하반기 미국과 유럽의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시험차량 40여대를 시범운용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관련 제도가 앞서 나가다 보니 보험도 한발 앞서 있다. 영국이나 독일에서는 사고방지용 첨단장치가 달린 차량은 보험료를 깎아준다. 자동 비상 제동장치와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같은 초기 자율주행 기능은 사고 가능성을 줄여준다. 향후 자율주행 기능이 전면적으로 도입되면 사고 가능성은 급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같은 제도가 도입돼 있지 않다.

특히 미국은 드론의 천국이다. 지난해 8월 드론 운영규정이 발효되면서 미국 전역에서 연간 60만대의 상업용 드론이 운행될 예정이다. 보급 대수와 현재 기술력을 놓고 보면 향후 드론 분야에서 미국과의 격차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요한 것은 제조업 선진국들은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을 세우고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은 이미 지난 2011년 ‘인더스트리 4.0’을 입안해 이를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에 IoT를 접목한 스마트공장을 확산시키는 것으로 공장 생산성을 높이고 재고를 줄이는 게 목표다. 이 과정에서 독일 정부는 ‘코디네이터(조율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법률 정비와 노동·교육제도 개혁, 디지털 인프라 조성을 도맡고 있는 것이다.

미국도 2012년부터 IoT와 빅데이터를 앞세운 ‘국가 첨단 제조 전략’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있다. 대표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은 공장설비에 인터넷을 접목해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산업인터넷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생산시설 복귀)’ 정책을 펴면서 ‘U턴 기업’들의 체질 업그레이드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일본도 ‘로봇 신전략’을 비롯해 교육과 노동 등 전반적인 제도개혁으로 4차 산업혁명을 밀어붙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중국의 추격 속도는 더 거세다. 중국은 정보기술(IT)과 로봇·항공·바이오 등을 10대 전략산업으로 정하고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수준에 진입하겠다는 ‘중국제조 2025’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제조 2025 전략의 1차 목표는 중국 제조업의 수준을 제조업 강국인 미국과 독일·일본·한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IT와 바이오 분야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단숨에 글로벌 수준으로 진입, 산업혁명 때까지는 뒤졌지만 4차 산업혁명부터는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미 독일은 정부 주도로 2011년에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입안해 이를 시행할 정도로 다른 국가보다 수년 이상 빨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했다”며 “미국과 일본 등도 기술 수준과 규제 측면에서 우리나라를 앞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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