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어느 날 아침. 스마트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앱이 전해주는 미국과 유럽의 주요 뉴스로 눈을 뜬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할 즈음 IPTV(인터넷TV)가 어제 보던 드라마를 틀어준다. 중간에는 최근 관심을 뒀던 운동화 광고가 나온다.
이 모습은 SK브로드밴드가 매년 1조원씩 총 5조원을 투자해 2021년 선보일 고객 취향 맞춤형 플랫폼 서비스의 일부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어떤 형태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형희(사진) SK브로드밴드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PTV인 ‘B tv’와 OTT 서비스인 ‘옥수수’를 똑똑한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고객 취향 존중’을 핵심으로 한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고객의 취향과 생활방식이 녹아있는 빅데이터를 셋톱박스(방송수신기)나 스마트폰에 보내면 기기에 내장된 AI가 취향을 판별한 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바일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옥수수를 강조했다. 지난해 말 현재 약 1,100만명인 이용자가 오는 2021년에는 2,05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자신했다. 이 대표는 “옥수수는 글로벌 진출 계획이 있다”며 “이를 위해 (세계) 어느 방송사든 뜻이 맞는 곳과 손잡고 협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옥수수에 해외 각국의 TV 프로그램이나 동영상을 담아 이용자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자체 제작한 드라마 6편도 옥수수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애니메이션과 짧은 영상(쇼트 클립) 중심으로 콘텐츠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IPTV는 SK텔레콤(017670)의 AI 스피커 ‘누구’와 연계해 서비스를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구축과 주문형(VOD) 서비스 강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IPTV 서비스인 B tv의 가입자 순증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며 “양적 성장에 집착하기보다 기존 고객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SK브로드밴드는 중장기적으로 T커머스 사업부를 분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조9,430억원이었던 매출을 2021년 4조5,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대표는 “그동안 콘텐츠 공급시장은 ‘제로섬’ 게임만 해왔다”며 “플랫폼 개방과 협력을 통해 다른 업체와 가입자를 공유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