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생한 A형 간염 환자가 900명에 육박하면서 A형 간염이 올해도 크게 유행할 조짐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현재까지 발생한 A형 간염 환자는 891명이라고 8일 밝혔다. 환자 수는 1월 408명, 2월 422명으로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65%나 늘었다. 3월 들어서도 61명의 환자가 나왔다.
A형 간염은 2011년에 환자 수 5,521명을 기록하며 크게 유행한 이후 안정세를 보였으나 2016년에 전년보다 3배 많은 4,677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환자는 기온이 높아지는 3∼5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지역별로는 남해안에서 많이 나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크게 유행할 조짐이 보여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에 나섰으나 환자가 급증한 이유를 밝히지 못했다. A형 간염은 최대 50일의 잠복기를 거치기 때문에 감염 경로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여주시 영월근린공원 내 음용수 시설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미뤄 약수터 등이 광범위하게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형 간염은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을 섭취했을 때 감염되고 환자의 분변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감염되면 황달, 발열, 복통, 메스꺼움, 설사, 암갈색 소변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A형 간염 ‘위험군’은 20∼40대로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감염되면 간세포가 망가지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등 중증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보건당국은 예방주사로 20∼40대의 항체 형성률을 높여 A형 간염 유행을 제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많은 예산이 필요한 탓에 즉각적인 실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40대 중에 A형 간염 환자와 접촉한 이들에게 우선 예방접종을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대개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에 맞아야 예방접종의 효과가 있지만, A형 간염은 노출 2주 안에만 접종을 하면 발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