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한미, 中 통한 대북압박 가능할까

'中역할론' 전략 확고하지만

외교가선 "사드문제 장기화땐

중국이 北 전략적 포용 가능"

이달말 美국무 방중이 분수령

윤병세(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3일 한미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윤병세(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3일 한미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한미의 전략이 현실화할 수 있을까.

8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 사드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북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협조를 얻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사드 배치 이후 한미일의 지역 안보협력체제가 강화되면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으로 포용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현재 중국을 활용해 북한을 제어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은 확고하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월 초 한국을 방문해서도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에게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 강화 방안을 협의해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가 전격적으로 사드 배치에 나섬으로써 이 같은 방안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직 고위급 외무 관료는 “지난달 18일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것은 미국에 대해 상당한 성의를 보인 것”이라며 “그럼에도 미국이 전광석화처럼 사드를 한국에 배치한 것을 보고 중국이 더 큰 분노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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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미 북한을 제재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보기도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할당한 쿼터(4억달러)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에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을 중단했다”며 “박수 받을 일이 전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중국의 석탄 금수는 북한을 압박해 중국의 의도에 맞게 끌고 나가자는 것이지 북한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자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이달 15~19일 한중일 방문이 향후 동북아 정세의 방향을 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틸러스 장관은 중국에서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 등과 만나 세컨더리 보이콧 등을 거론하며 북한 압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여기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동북아가 신(新)냉전구도로 빠져들지 여부가 걸려 있다고 외교가는 관측하고 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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