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빼앗길 위기에 내몰렸던 보수 진영은 일단 구사일생의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재결합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예상치 못한 불의의 일격을 받은 야권에서는 활활 타오르는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대통령 하야를 외치면서 차기 대선까지 양 진영의 극한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탄핵 기각으로 박 대통령이 국정에 복귀하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에 대한 비판 여론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대통령’을 보좌했다는 꼬리표를 간신히 집어던지면서 출마를 위한 명분을 확보할 뿐 아니라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에게 국정을 맡겨야 한다는 부담 역시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는 정권 수성을 위해 진영 결집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쏟아지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합당론(論)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야권은 헌재 결정 승복 여부와는 별개로 대통령의 자진하야를 줄기차게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야권의 일부 유력주자는 기각 시 헌재의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박 대통령이 청와대로 복귀하더라도 사실상 국가 원수로서의 권위를 상실하면서 차기 대선 때까지 정국은 강(强) 대 강 대치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선 보수는 극적으로 부활의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하겠지만 이는 큰 착각”이라며 “탄핵이 기각되면 촛불민심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정권교체 가능성은 200%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