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002020)글로벌이 유동성 위기를 딛고 코오롱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부상하고 있다. 건설·유통·무역 등 다양한 성장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607억원으로 전년 대비 44.1% 증가했고 순이익은 4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주택사업 매출 확대와 BMW 신차 판매 증가가 실적 호조를 이끌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주가도 최근 10거래일 동안 20% 이상 급등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13년 건설 경기 악화 등으로 부채비율이 520%까지 급등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자산매각, 부채 감축, 건설 부문 부실 정리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빠르게 개선한 결과 2015년 기준 부채비율은 352%로 낮아졌다. 특히 이자비용이 2014년 564억원에서 지난해 277억원으로 감소해 손익 개선에 기여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로 888억원을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보수적인 목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한 주택사업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년에 걸친 부실 정리가 완료된 가운데 풍부한 수주 잔액과 수주 다변화를 기반으로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전국 5개 사업장에서 총 3,049가구를 공급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재무구조가 정상화된 2015년부터 분양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2015~2017년 연평균 분양 물량은 4,300세대로 2012~2014년 연평균 분양 물량(2,200세대) 대비 2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분양 경기 둔화 우려에서도 한 발짝 비켜나 있다는 평가다. 코오롱글로벌은 조합원을 모두 모집하고 진행하는 지역 주택 분양비중이 90%에 달한다. 조 연구원은 “일반분양을 위주로 하는 다른 건설사보다 수익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분양 실패 위험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미래 먹거리로 부동산 종합서비스사업을 준비 중인 점도 긍정적이다. 이승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발·운영·시설관리 등을 한 번에 제공하는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라며 “올 상반기 중 강남 역삼동 임대사업을 시작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통 부문에서는 BMW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수입차 개방이 시작된 1988년부터 BMW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BMW 신차 판매 점유율은 2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올해는 BMW 5 시리즈 풀체인지 모델의 출시가 계획돼 있다”며 “올 2월 기준 사전예약 대수는 약 1,000대 수준으로 판매단가 인상에 따른 매출 및 이익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해외 수처리 사업의 호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부문의 신규 수주액은 2015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 3,500억원, 올해 예상치 4,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방글라데시·스리랑카·요르단 등에서 하수처리장 수주가 증가했다”며 “해외 프로젝트는 공사 기간이 길지만 수익성이 높아 점진적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코오롱글로벌의 주가는 연초 대비 30%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김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2017년 주가수익비율(PER) 7.7배에 불과하다”며 매수를 추천했다. 조 연구원도 “단기 실적을 고려해도 매력적인 가격대”라며 “다른 중견 건설사와 달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