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경제 독자 여러분. 쇼핑을 잘 안 하는 데 벌써 1년째 쇼핑 칼럼을 쓰고 있는(?) 서경씨입니다. 오늘도 예상대로 쇼핑 팁과는 거리가 먼 얘기를 해볼 텐데요, 바로 눈앞으로 다가온 화이트데이의 유래에 대한 것입니다. 3월 14일은 남성들이 좋아하는 여성들에게 달콤한 사탕을 선물하는 화이트데이로 널리 알려져 있죠. 그런데 대체 언제부터? 누가 만든 것일까요? 일부 사람들이 비판하는 것처럼 정말 상술에 불과한 걸까요?!!!!!! 네?!!!
#_화이트데이, 원래 마시멜로데이라고?
굳이 밝히자면 상술에서 시작된 게 맞습니다. 화이트데이는 의외로 사탕 회사가 아닌 100년 전통의 일본 마시멜로 회사 ‘이시무라’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7년. 당시에도 밸런타인데이는 이미 전 세계 연인들의 ‘초콜릿 명절’로 명성을 드날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초콜릿 회사에게만 기쁜 날이었죠. “마시멜로도 명절이 하나 있음 좋을텐데”하고 고민하던 당시 이시무라의 사장은 “초콜릿을 받은 남성들이 보답(?)할 수 있는 날을 만들자”는 착안을 하게 됩니다. 그것도 마시멜로로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름도 화이트데이가 아닌 마시멜로 데이였다는 사실. 그러나 마시멜로는 너무 아이템이 한정적(?)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명칭을 화이트데이로 바꾼 것이 오늘날 화이트데이의 시초가 됐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이시무라를 정식으로 들여오는 곳이 없어 맛보기가 힘들었는데요, 신세계백화점이 이번 화이트데이를 맞이해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인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비주얼은 딱 찐빵(사진 참조)인데 말이죠.
#_아직도 화이트데이에 사탕 선물하세요?
마시멜로에서 시작된 화이트데이 대표 선물은 사탕에게 자리를 내줬는데요, 이마저 다시 초콜릿에게 빼앗겼습니다.(이시무라 사장님이 아시면 진노하실 일…) 알고 보면 밸런타인데이보다 화이트데이 초콜릿 매출이 더 높다는 충격적인 사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3개년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초콜릿 매출을 비교한 결과 해마다 격차가 줄어들다가 지난해에는 마침내 화이트데이 매출이 밸런타인데이 매출을 소폭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세계만 그런 거 아니냐고요? 네 아닙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화이트데이 시즌마다 초콜릿 매출은 2014년 1.5%, 2015년 6%, 2016년 20% 신장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화이트데이 시즌에 초콜릿을 구매한 고객은 두 자릿수로 크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_편의점에선 젤리가 강세
백화점에서는 초콜릿이 잘 팔리는 모양이지만 편의점에선 젤리가 대세입니다. 편의점 GS25가 지난해 화이트데이 행사 기간 상품 매출을 살펴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 이전까지 화이트데이 행사기간 동안 세트, 사탕, 젤리, 초콜릿&기타 카테고리 중 10% 내외의 비중을 차지했던 젤리가 지난해에는 23%를 기록하며 세트상품(4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런 추세에 맞춰 편의점 3사는 다양한 젤리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GS25는 캐릭터 무민과 도깨비에 등장한 모자 브랜드 쇼핑몰 화이트샌즈 등과 손잡고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요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부터 젤리 열풍을 불러일으킨 PB요구르트젤리와 PB딸기요구르트젤리가 각각 5개씩 들어있는 패키지’를, CU는 탄산음료 젤리세트를 선보입니다. 이 기사를 빌어 화이트데이에 두근대는 마음으로 이성에게 고백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분들이 있어 100년 역사의 마시멜로에 이런 깜찍한 패키지의 젤리들도 제 돈으로 사 먹을 수 있게 됐으니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