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검 공소장 자체가 잘못됐다" 삼성 변호인단 시작부터 맹공

뇌물공여 등 혐의 전면 부인

‘비선실세’ 최순실(61)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재판 준비 절차부터 날 선 신경전이 펼쳐지며 앞으로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 사장 등 삼성 임원들의 첫 공판 준비기일이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변호인단은 먼저 이번 재판 공소유지를 위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검사들이 공소유지 자격이 없다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변호인들은 “피고인 전원은 공소사실 모두에 대해 부인한다”며 뇌물공여·횡령·위증과 재산 국외 도피, 범죄수익 은닉 등 이 부회장의 다섯 가지 혐의를 전면 부정했다. 아울러 변호인단은 “(특검이 작성한) 공소장은 공소장 일본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해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례로 확립된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찰이 기소할 때 공소장만 법원에 제출하고 그 밖에 사건에 관해 법원의 예단을 형성할 수 있는 서류나 물건을 첨부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특검 공소장에는 지난 1996년 편법 승계를 위한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과 이건희 삼성 회장,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의 형사재판 등 이번 재판과 무관한 과거 사실들이 기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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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은 확인도 못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인 듯 기록하고 혐의를 입증할 정도로 이 부회장의 행적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이) 어떤 행위를 어떻게 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이 전례 없는 공소장에서 법원의 예단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을 모두 삭제하고 혐의도 특정해달라”고 특검에 요구했다.

특검도 가만 있지 않고 “파견검사는 국가공무원법 규정에 의거 공소유지를 할 수 있다”며 반격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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