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여권 대권후보를 겨냥해 몸풀기를 하면서 당면한 다섯 개의 관문을 넘을 수 있을지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관문은 당원권 회복 문제다. 홍 지사는 과거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여파로 기소된 후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최근 법원 2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그는 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방문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와 만났다. 홍 지사는 이 자리에서 인 위원장에게 “때가 돼서 당비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며 당원권 회복을 완곡히 요청했다. 인 위원장은 즉답을 피했지만 탄핵 이후 당원권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홍 지사가 맞부딪힐 도전은 그다음부터다. 이 도전의 성공 여부가 홍 지사가 대선의 주연이 되느냐 조연에 그치느냐를 가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두 번째 관문은 범여권 내 지지기반을 확보해 대표선수의 입지를 굳히는 문제다. 여당의 한 중진의원 측은 “홍 지사는 과거 친이명박계여서 당내 30여명에 달하는 비박근혜계를 끌어안을 수 있는 입지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범여권에서는 (비박 성향인) 바른정당의 김무성 의원 계파가 자유당 내 대선주자와 손잡을 다른 주자들보다 홍 지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김무성 의원을 포함한 보수진영의 시선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 등 중도보수 세력과의 연대에 쏠려 있어 홍 지사의 운신폭이 넓지 않다는 게 문제다.
당내 기반을 확보한 뒤에는 국민적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세 번째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홍 지사는 현재 주요 여론조사에서 최대 3%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자유당의 또 다른 당직자는 “홍 지사가 현재는 강성 우파에 가까운 발언 등으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이즈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런 전략으로는 중도 지지층 등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어느 정도 인지율이 높아지고 나면 보다 합리적이고 관록 있는 정치지도자로서의 포용성을 보여줘야 지지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은 남은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관문으로 대선출마시 경남도정 업무를 무난히 인수인계하는 것과 옛 친이계의 적폐와 단절하는 것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