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보도에 따르면 홍하이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사업경영 능력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금력을 보완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밝혔다. 또 홍하이가 SK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3.5%를 보유하는 등 이미 협력관계가 있고 궈타이밍 홍하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분이 각별하다는 점도 SK하이닉스와 도시바 인수전에서 한 팀을 이루기를 원하는 배경으로 분석됐다.
홍하이 측의 ‘구애’에 대해 SK하이닉스는 극도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SK하이닉스 측은 “현재로서는 도시바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것 외에 새로운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 정부의 ‘기술유출’ 우려와 한중 기업에 대한 경계감 등을 고려하면 한국과 중화권 업체 간의 컨소시엄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SK와 홍하이가 우호관계인 것은 맞지만 향후 사업 주도권 등을 두고 다툼을 벌이느니 SK가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투자자들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게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부 인수를 위한 조건으로 주력인 욧카이치 공장을 유지하고 인수자금의 출처를 정확히 공개할 것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기술이 인수기업 외 다른 곳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를 담은 조건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도시바가 최근 입찰 참가 예정 기업들에 배포한 자료를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도시바는 “욧카이치 공장을 활용해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추구하는 파트너를 선택”하겠다는 매각대상 선정기준을 밝혔으며 인수 후보자들에게 생산·연구개발 거점 위치 및 직원채용 계획 등을 함께 요구했다. 또 인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예정이고 향후 회사를 되팔 계획은 있는지에 대해서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도시바가 이러한 조건을 내건 것은 일본 국내에서 핵심 반도체 기술이 중국 등 경쟁국에 유출되거나 구조조정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인수 후보자들의 사업 계획을 참고해 최대한 피해가 적은 쪽으로 최종 후보를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도시바는 늦어도 내년 3월 말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해달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연유진·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