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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자존심은 지킨 한국야구

최약체 대만에 연장 끝 승리, 차기 WBC 대회 본선 진출권은 지켜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한 한국야구가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냈다.

대표팀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A조 최약체 대만과의 2017 WBC 1라운드 최종 3차전에서 연장 10회 끝에 11대8로 이겼다. 9회 말 무사 2루 위기에 구원 등판한 오승환이 무실점으로 막아줬고 10회 초 1사 후 결승점이 나왔다. 오재원과 손아섭의 연속 안타에 따른 1사 1·3루에서 양의지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계속된 2사 1루에서는 김태균이 쐐기 투런포를 쏴 올렸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홈런. 격식에 맞지 않는 거수경례 탓에 야구 팬들의 맹비난을 받아온 김태균이다.


전날 이미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1승2패의 조 3위로 마쳤다. 다음 대회에 예선을 거쳐야 하는 수모와 부담은 피한 것이다. 각 조 최하위는 예선라운드로 강등된다. 차기 대회는 2021년에 열릴 예정. 대만은 2020년부터 대표팀을 구성해 예선을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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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돌아보며 몸값에 비해 선수들의 태도가 안일해 보인다는 야구 팬들의 지적에 대해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인정했다. 김 감독은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대표팀 구성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무턱대고 선수들에게 태극마크를 강요할 수도 없다”며 “태극마크의 명예도 중요한 가치지만 프로선수들은 자기 몸이 재산이라 다치면 누가 책임져주지 않는다. 양쪽이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갈수록 서로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류현진·김광현 이후 10년 동안 상대가 두려워할 만한 투수가 안 나왔다”며 얇은 투수층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한편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이번 대회 돌풍의 핵인 이스라엘이 네덜란드마저 4대2로 눌러 3전 전승의 조 1위를 차지했다. 이스라엘은 2승1패의 네덜란드와 함께 12일부터 도쿄에서 열릴 2라운드에 나선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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