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상임의장에 투스크 재선임…통합·비전제시 '풀어야 할 숙제'

유럽연합(EU)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EU정상회의 상임의장에 도날트 투스크 현 의장이 재선출 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EU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차기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 투스크 현 상임의장을 재선출했으며, 그는 오는 5월 말까지 1기 임기를 마친 뒤 6월부터 2년 6개월간 두 번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직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고국인 폴란드를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 정상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폴란드 정부는 투스크 의장이 EU 정상회의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폴란드의 국익을 저버린 채 편파적으로 EU를 이끌어왔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폴란드는 투스크 의장의 대항마로 야체크 사리우스-볼스키 유럽의회 의원을 후보로 내세우며 막판까지 그의 재선을 반대했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27대 1의 압도적 찬성이었다.



투스크 의장은 폴란드의 반공산주의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동구에서 가장 대표적인 보수성향의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1980년대 초반 신문기자로 일하면서 폴란드 자유노조에서 활동한 뒤 정계에 진출, 하원의원을 거쳐 지난 2007년 1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폴란드 총리를 지냈다.

EU 정상들이 투스크 의장을 다시 선택한 것은 작년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한 EU의 상황을 개선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해결사’로 투스크 현 의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이 없는 새로운 EU의 비전을 제시해 유럽 내 통합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자신의 재선을 강하게 반대했던 폴란드 정부와의 관계정립 등의 난제를 반드시 풀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한편 투스크 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EU이사회가 (나에게) 신뢰와 긍정적인 평가를 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EU를 더욱 좋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