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朴 대통령 탄핵]법정서 朴 파면 소식들은 崔는 무표정, 張은 ‘싱긋’ 미소

서울중앙지법에서 ‘비선실세’ 최순실(61)씨와 조카 장시호(38)씨,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이 진행 중이던 10일 오전 11시22분.

검사가 갑자기 “방금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이 났다. 이제 법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고 말하자 법정이 잠시 술렁였다. 최씨는 계속 무표정한 채 비스듬히 앉아있었고 장씨는 싱긋 웃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잠시 검찰석을 돌아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공판에는 박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초래한 국정농단 주모자들이 피고와 증인석에 나란히 서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파면 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최씨와 장씨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인용 결정이 나자마자 각각 옆자리에 앉은 변호사에게서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최씨는 오전 재판이 끝나고 장씨를 한참 노려보기도 했다. 장씨 변호사는 이날 장씨의 미소에 대해 “장씨 손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닦아주고 웃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씨의 변호사는 “(최씨는) 착잡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최씨는 최태민 목사의 딸로서 아버지 덕분에 40여년간 박 대통령과 친분을 쌓아왔다. 그는 정부 정책에 개입하고 기업들이 청와대 지시로 774억원을 출연해 만든 미르·K스포츠재단을 마음대로 움직이며 사익 추구에 몰두해 박 대통령 파면에 결정적 원인이 됐다. 장씨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운영하며 삼성그룹을 압박해 16억8,000만원을 후원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줄곧 무죄를 주장했지만 장씨는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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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증인으로 선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이기우 대표와 최씨가 설립한 스포츠마케팅 회사 더블루K의 조성민 대표를 만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조 대표의 전화번호까지 알려주며 GKL이 스포츠단을 창단하는데 더블루K가 스포츠마케팅에 유능하니 둘을 연결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 “조 대표와 이 대표를 만나게 했을 뿐 두 회사의 계약 체결을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GKL은 지난해 5월 GKL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고 더블루K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 지시라 따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엄청난 부담”이라고 진술했다.

이밖에 검찰은 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적은 수첩에서 9억7,000만원이라 적힌 메모를 토대로 “삼성이 지난해 3월 영재센터에 지원한 10억7,800만원에서 부가세를 제외하면 9억7,020만원으로 계산된다”며 “대통령이 삼성의 영재센터 지원에 밀접하게 개입한 것이 아니냐”고 안 전 수석을 추궁했다. 안 전 수석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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