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유럽 극우 열풍 꺾이나...佛 르펜 지지율 2위로 밀려

佛 대선후보 여론조사서

르펜, 마크롱에 첫 1위 내줘

15일 총선 앞둔 네덜란드선

극우자유당 지지율 추락

예상 의석수 1위→2위로

"변수 많아 단정 못해" 지적도

포퓰리즘을 내세워 유럽 각국에서 돌풍을 일으켜온 극우 정당들의 세력 확산에 급제동이 걸렸다. 프랑스에서는 지금껏 여론조사 1위를 유지해온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후보가 처음으로 중도파인 에마뉘엘 마크롱 전진당 후보에게 밀렸고 오는 15일 총선에서 제1당 등극이 예상됐던 네덜란드 극우자유당(PVV)도 막판 지지율이 추락하며 덜컹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프랑스TV/아리스앵테락티브가 실시한 공동조사 결과 다음달 23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중도신당 대선후보인 마크롱은 26%의 지지율로 25%의 르펜을 근소하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反)이민·반이슬람주의와 ‘프랑스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르펜은 부패의혹에도 인기를 유지하며 1차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이 확실시됐지만 이번 여론조사로 기세가 주춤해진 것이 확인됐다.



반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마크롱은 중산층을 겨냥한 경제공약으로 극단주의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을 끌어모은 결과 2주 전 조사 대비 6%포인트나 지지율이 올랐다. 마크롱 후보는 지난 7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권당인 사회당과 야당인 보수 공화당 모두 중산층을 실망시켰다”며 “무시당하는 중산층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프랑수아 바이루 전 교육장관과 집권 사회당의 베르트랑 들라노에 전 파리시장 등 거물급 정치인들의 마크롱 지지 선언이 이어지는 점도 마크롱 대세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15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다수석 점유를 자신하던 네덜란드 극우자유당(PVV)도 선거를 목전에 두고 지지율 추락을 겪고 있다.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이끄는 PVV는 프랑스의 FN 못지않게 노골적인 반EU·반이민·반이슬람주의 자국민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세몰이를 해왔지만 최근 공약에 의구심을 갖는 유권자가 늘어나며 지지율이 떨어지는 추세다. 올해 들어 선두를 달리던 PVV 지지율은 지난달 21일 집권 자유민주당(VVD)에 역전당한 데 이어 8일 조사에서는 VVD보다 1.8%포인트 낮은 14.6%로 격차가 한층 벌어졌다. 총 150석의 네덜란드 하원에서 PVV의 예상 의석도 21~25석으로 VVD의 23~27석에 밀려 2위로 떨어진 상태다.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 조사에서는 PVV 의석 수가 VVD보다 5석 많은 27~31석으로 예상됐다. 모리스 데홍 페일 설립자는 “유권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각종 조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며 이로 인해 PVV 지지율도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럽 극우정당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변수가 많은 만큼 끝까지 선거 결과를 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유럽 안정의 최대 위험요인은 프랑스 극우정당 대선후보인 르펜의 당선”이라며 “올해 친유럽을 표방하는 중도 후보들이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에서 승리하고 네덜란드 총선에서 빌더르스가 이끄는 PVV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 유럽 내 불확실성을 잠재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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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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