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이 결정됐으니 이제 살 맛 나는 세상이 될 것 같다”
10일 오전 11시 22분쯤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자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종로구 안국역 1·6번 출구 앞 대로에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한 김소정(28·여)씨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새벽부터 탄핵이 안 되면 어쩌나 마음 고생이 심했다”며 “한 사람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고생하는데 탄핵이 안 되면 이 나라에 희망이 없구나 했는데 정말 다행이다”고 울먹였다.
헌재의 탄핵 선고 방송을 숨죽여 지켜보던 시민 5,000여명은 탄핵인용이 결정되자 ‘이겼다’, ‘촛불이 승리했다’, ‘이제는 구속이다’를 연호했다. 시민들은 생일 파티 때 쓰는 폭죽을 터뜨리고 준비해온 생일용 고깔모자를 쓰는 등 탄핵인용을 자축했다. 탄핵 결정이 나자 눈물을 흘리던 권장희(55)씨는 “당연한 결과고 대통령이 직무를 못했고 최순실에게 농락을 당했다”며 “국민 모두가 농락을 당한 것이라 탄핵은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탄핵선고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경북 문경에서 올라온 우종근(42)씨는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니 새벽에 올라온 보람이 있다”며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날 정도다”고 했다. 여자친구와 탄핵 결정을 지켜본 최용규(29)씨도 “역사적인 순간이라 여자친구와 이 자리에 왔다”며 “대통령도 잘못했으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남정수 언론팀장은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가 현직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이제 구속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록 세월호에 면죄부를 준 측면이 있지만 반드시 구속해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안국역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진행한다.
/박우인·최성욱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