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헌나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10일 오전 ‘탄핵 인용’으로 결정됐다. 당초 1시간으로 예상됐던 결과 발표가 21분만에 나오자 탄핵 찬성측의 국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다.
재판관들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뒤 이날까지 90여일 동안 매일 평의를 열었다. 17차례에 걸친 변론기일, 26차례의 증인신문, 변론 시간만 84시간 50분, 증거자료 4만8,000여쪽, 탄원서 40박스분까지. 전무후무한 국정농단 사건 만큼이나 방대한 분량의 자료들을 매일 살피고 또 살폈다.
이날 국민들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읽어내리는 과정을 TV 생방송을 통해 숨죽이며 지켜봤다. 이날 선고 과정은 한편의 반전 드라마였다. 이 재판관이 결정문 앞부분에서 공무원 임면권 남용, 세월호 참사 구조의무 위반, 언론자유 침해 등에 대해 ‘인정 어렵다’거나 ‘탄핵판단 대상이 아니다’고 낭독했을 때만 해도 탄핵안이 기각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최순실씨 관련 회사 특혜 및 사기업 인사 개입 부문에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돌변했다. 헌재는 박 대통령이 기업으로 하여금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하도록 강제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고 관련 사실을 은폐해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결했다.
이 재판관은 주문을 통해 “피청구인(박근혜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재판관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정산하기 위해 파면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번 탄핵 이유가 이념적인 차원을 떠나 박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질서의 기본을 허물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 영상은 이날 21분에 걸쳐 진행된 탄핵심판 주문 선고 주요 장면을 담고 있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