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의 A국장은 “아침 일찍 국회에서 회의를 연다고 해서 KTX 첫차를 끊어 타고 서울로 올라갔더니 회의는 파행으로 열리지도 않았다”며 “이처럼 허탕을 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회 회기가 아닐 때도 정치인들은 위원회 산하 부처 공무원들을 수시로 서울로 불러올린다.
업무를 지시하거나 정책자료 요청을 해놓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경제부처 B과장은 “경제 현안을 설명하라고 지시해서 관련 자료를 만들었는데 정작 설명할 날짜를 잡아주지 않더라”며 “지역구 구민이라고 설명을 했더니 그제야 날짜를 정해줘서 설명을 하고 왔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걱정은 지난해 4·13총선과 탄핵 정국으로 형성된 4당 체제가 본격화될 대선 이후부터다. 경제부처 C과장은 “정책설명도 이제는 4당에 일일이 해야 할 상황”이라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문제지만 4당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하면 의견을 한데 모으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