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식도 아니고(no real surprise) , 별 충격도 없을 것(non-event)이다”
헌법 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한 이후 세계적인 구조조정 펀드인 라자드 에셋이 내놓은 평가다. 니콜라스 브렛(사진) 해외테마 투자 애널리스트는 “예상과 같다”며 “한국시장에는 영향이 없다”고 단언했다. 브렛 애널리스트는 과거 스커드인베스트먼트에서 외국인 전용 한국펀드인 ‘코리아펀’를 설립해 운용한 월가에서 손꼽히는 한국 투자전문가다. 다만 일부 월가 투자은행(IB)와 펀드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사태의 북한의 도발 위험 등 컨츄리 리스트를 높이고 한국내 내부 대립으로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 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12일 국제금융센터와 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B들은 이번 탄핵으로 단기간 주가가 상승하고 원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티은행과 미국의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 등은 정치불안이 완화하고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가 커지며 이른바 재벌의 지배구조가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치시스템의 업그레이드로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의 한 대형사모펀드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일종의 ‘정치적 IMF(외환위기)’라며 IMF 때처럼 한국의 국가 시스템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며 해외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해외 투자자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자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면서 투자를 주저했다. 홍콩의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 당시 홍콩의 IB들은 한국물을 일단 팔고 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탄핵 심판 당시에도 헌재의 기각이나 각하가 나와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을 가장 우려했다”고 전했다.
환율은 당장 강세를 띠겠지만 이후 제약요인이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됐다. 스탠다드차타드(SC), 호주국민은행(NAB) 등은 글로벌 달러강세 기조가 계속되고 탄핵 이후 대선정국과 남아있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문제로 약세 요인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제 성장에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바클레이즈와 JP모건은 하반기 신정부가 출범하면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 기대감을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컨츄리 리스크는 산적하다는 의견도 많다. 한 미국계 헤지펀드는 이번 사태가 국내의 불안보다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 우려하며 당분간 한국 투자에 신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와 김정은이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