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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 수면의 비밀은? KIST 최지현 박사 풀어

어레이 전극으로 측정한 실험용 쥐의 뇌파. 렘수면에서도 뇌의 여러 부위가 복잡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관찰됐다. /사진=KIST어레이 전극으로 측정한 실험용 쥐의 뇌파. 렘수면에서도 뇌의 여러 부위가 복잡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관찰됐다. /사진=KIST


인간은 평생의 3분의 1을 자지만, 왜 잠을 자는 지, 자는 동안 우리의 뇌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특히 렘수면 동안 뇌는 깨어있을 때의 뇌처럼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그 기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실험용 쥐의 고해상도 뇌파맵을 이용해서 미지의 영역인 렘수면의 비밀을 한꺼풀 벗겼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치매DTC융합연구단 최지현 박사연구팀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만성 수면부족 상태로부터 유도하는 방식으로 그 동안 알려지지 않은 렘수면의 구조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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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수면은 수면의 후반기에 나타나는 흥미로운 수면 단계로, 깨어있을 때와 비슷한 패턴의 뇌파가 관찰된다. 하지만, 총 수면시간 중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뇌 활동을 동시에 측정하는 것이 어려워 렘수면의 기능이 무엇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지현 박사팀은 렘수면의 기능을 규명하기 위해 뇌파를 활용했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뇌파마다 그 역할이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수면 중 나타나는 크고 느린 뇌파는 뇌세포의 피로를 줄여주는 반면, 간헐적으로 작고 빠르게 나타나는 뇌파는 기억 형성 등의 뇌 활동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현 박사팀은 기능이 다른 뇌파를 동시에 감지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를 통해, 뇌의 전반적인 휴식이 증가함을 반영하는 느린 뇌파는 수면 결핍 초기에 반응을 보이고, 기억 형성을 담당하는 빠른 뇌파는 수면 박탈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반응을 보임을 관찰하였다. 이는 렘수면이 신경세포의 회복과 기억 형성에 동시에 기여함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연구팀은 렘수면 중 전두엽과 해마 간 신경회로가 있고, 수면박탈 기간 동안 이 회로의 신경 활동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패턴을 관찰하였다. 수면 중 비정상적으로 증대된 신경 활동이 다음 날 기억 형성과정에 혼선을 줄 수 있는 바, 이는 만성 수면 결핍의 폐해를 예측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KIST 최지현 박사는 “본 연구는 향후 치매를 비롯한 특정 질병과 수면 질환간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주관하는 치매DTC융합연구단 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2월 28일자 최신호에 실렸다.

KIST 최지현 박사/사진=KISTKIST 최지현 박사/사진=KIST


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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