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예·적금에만 돈 몰려 연 수익 2%...ISA 기대 못미쳐

ISA 1년 성적표 보니...

일임형 가입 비중 11%에 불과

3개월새 가입 계좌 6만개 감소



통장 하나로 은행 예·적금은 물론 주식·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 투자가 가능해 ‘만능 통장’이라 불렸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출시 1년 수익률이 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1.25%보다 0.7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서민을 위한 재산증식 상품’이라는 금융당국의 발표에 서민 가입자는 늘었지만 수익률 하락에 신뢰도마저 떨어지며 가입자들은 안전한 상품인 예·적금 중심의 신탁형 상품에 쏠렸다. 일임형 상품 중 금융당국이 공시 사이트인 ‘ISA다모아’를 통해 공개하는 출시 3개월이 지난 201개 모델포트폴리오(MP)의 평균 수익률은 2.08%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금리 상승 등이 겹친 지난해 11월에는 평균 수익률이 0.5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초라한 수익률에 ISA 가입 계좌 수는 급감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ISA 계좌 수는 234만6,000좌로 지난달에도 1만6,000좌가량 줄어 3개월간 약 6만좌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금융위권회가 공개한 ‘ISA 가입 동향 분석’에 따르면 출시 1년을 맞은 이달 3일 기준 ISA 총 가입 금액은 3조6,461억원이며 가입 계좌 수는 234만6,000좌다. 출시 초기인 지난해 3월 120만3,000좌보다 2배가량 늘었지만 지난해 11월 말(240만6,000좌)과 12월(239만1,000좌), 올해 1월(236만2,000좌), 2월까지 최근 가입 계좌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 감소는 10만원 이하의 소액 계좌가 정리되며 생긴 현상”이라고 말했다.


가입 유형별로는 서민형(총급여 5,000만원 이하·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가입자가 58만2,000명인데 서민형 ISA 가입 대상이면서 일반형으로 가입한 고객 약 100만명이 서민형으로 전환할 경우 전체 가입자의 70%인 160만명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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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품 구성을 보면 은행권 상품의 쏠림현상이 심각해 ‘종합계좌’라고 부르기 무색한 정도다. 가입자가 직접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신탁형 ISA가 전체의 88.6%를 차지할 정도로 월등히 많은데 신탁형 중에서도 은행 예·적금이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전문인력에 자금운용을 맡기는 일임형은 11.4%에 그쳤다. 무엇보다 일임형 ISA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올해 1월 기준 2.08%로 은행의 예금금리보다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올 1월 낸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운용된 일임형 ISA 181개의 평균 수수료율은 0.89%인 반면 수익률은 0.01%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낮은 수익률이 ISA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수익률이 높아 투자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비과세 한도를 현재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늘리고 의무가입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등 개선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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