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공지능끼리 담함·다툼 “정부는 정책집행보다 관리에 힘써야”

황종선 정보화진흥원 연구위원

인공지능을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지능시대’가 도래하면 정부는 정책집행보다 각 분야의 인공지능을 관리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제61회 정책&지식’ 포럼에서 황종성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위원은 “지능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가는 인공지능 사이에서 발생하는 담합이나 분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그들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형성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OECD가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몇 개 호텔예약업체들에서 사용하는 인공지능들이 자동으로 가격을 설정하던 중 사람들이 가격을 담합하는 것과 유사한 행동을 했다. 지난달에는 자동으로 인터넷 사전을 편집하던 인공지능들 사이에서 서로 상대방이 기입한 정보를 지우고 본인이 찾은 사실을 기입하는 다툼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현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황 위원은 “국가의 귀환이 필요하다”며 “지능시대에는 정부가 직접 개입해 관리와 정책 수립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간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부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모니터링과 의사결정만 담당하고 실행을 민간에 맡겨도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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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위원은 이어 “지난 정부가 추진한 정부3.0은 이론적 토대가 부족해 일관적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산업적인 관점이 아닌 과학적인 관점에서 지능 정부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인공지능에 대해 높아진 사회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진행을 맡은 엄석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인공지능 관련 포럼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언급했다.

한국정책지식센터와 한국행정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지능시대의 정부 : 인공지능이 어떻게 행정을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포럼의 사회는 엄석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발제는 황 연구위원이 각각 맡았다. 토론자로는 김경전 한국 IBM 상무, 윤지웅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박정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이 참석했다.

박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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