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2차 사드쇼크 오나] 中 완후이, 韓 상품 언급 없었지만 … 관광금지 등 보복 장기화 가능성

상하이 등 주요도시 여행사

한국상품 취급 일제 중단

한국행 비자 발급도 뚝

내달 미중 정상회담에 촉각

중국이 15일 관영방송 중국중앙(CC)TV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에서 우려와는 달리 한국 상품을 도마에 올리지는 않았다. 다만 이달 초 중국 정부가 주요 여행사에 구두 지침을 내렸던 한국 상품 판매금지 조치가 이날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가면서 관련 업계뿐 아니라 한국 기업 전반에 미치는 타격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지 교민과 기업들은 이날 CCTV의 완후이 프로그램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추이를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은 중국 국가여유국이 한국행 관광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시점이어서 중국의 사드 보복 수위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동안 부정적인 기사나 사건이 터지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한 중국 당국이 양회 폐막일인 이날부터 한국 때리기의 강도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완후이의 표적에서 한국 상품이 빠지자 기업들은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날 한국 상품이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현지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모여 완후이 방송을 긴장하며 지켜보았다.


예상과 달리 한국 상품이 완후이의 도마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과 관광업계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날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여행사들은 한국 관광상품 취급을 일제히 중단하면서 관련 업계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하이 현지 업계에 따르면 중국국제여행사(CITS) 등 주요 여행사 20여곳은 한국 관광 업무를 맡아온 사내 조직을 모두 없앤 것으로 알려져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는 “언제 상품판매가 재개될지 몰라 나온 업체들의 자구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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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 관광 중단 조치 첫날인 이날 주중 공관의 직접 비자 발급 건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한국 외교공관들은 단체관광 상품 판매에 적용되지 않는 싼커(개인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비자 발급에 나섰지만 베이징 총영사관의 경우 평소 1,000여건에 달하던 비자 발급 건수가 최근에는 500건 이하로 줄었다. 이날도 중국 내 모든 한국 외교공관은 한국행 비자발급 신청을 직접 접수했지만 신청자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비자 발급건수가 많은 재외공관 중 하나인 랴오닝성 주 선양 한국총영사관은 지난해 30만건가량의 단체·개인 관광객 비자를 처리했으나 올해는 20% 줄어든 23만건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 관계자는 “반한감정 확산으로 한국 여행이 크게 위축된 데다 비자 발급을 위해 직접 한국 공관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비자 발급건수는 더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롯데마트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중국 매체의 소비자 만족도 조사가 이날 공개되면서 중국인들의 군중심리에 휩싸인 반한 감정이 확산될 우려도 제기된다. 관영매체 환구망이 이날 ‘소비자의 날’을 맞아 실시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삼성과 롯데마트가 비호감 브랜드로 뽑힌 것은 의도적인 반한 정서 부추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무차별적 사드 보복 조치가 다음달 초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장 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이달 18~19일 중국을 방문하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사드 보복 이슈를 거론할 가능성도 높다. 다만 외교가 관계자는 “사드 보복조치는 미중 모두 큰 피해를 입는 당사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상회담에서 관련 논의가 뒷전에 밀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15일 진행된 중국 CCTV 완후이 프로그램의 한 장면. /사진=CCTV 캡처15일 진행된 중국 CCTV 완후이 프로그램의 한 장면. /사진=CCTV 캡처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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