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이 전방위 보복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대학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중국 정부 당국이 보복에 앞장서면서 중국 국민들의 ‘반한 감정’도 심해지고 있다. 이에 국내 대학들은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로 중국에 체류 중인 한국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대전 배제대는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체류 중인 학생들에게 주말 여행을 자제할 것을 전하고, 강원대는 최근 교환학생으로 중국에 나가 있는 학생 60명에게 개별연락해 불이익을 당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했다.
중국인 유학생 유치와 학술 교류도 사드 갈등을 타고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16일 전북대에 따르면 올겨울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체험 단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15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470명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았다.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는 베이징대와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하던 중 최근 상대 대학으로부터 “함께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부산의 한 대학 국제교류협력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현지 고교를 대상으로 한국 대학과 유학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제하는 지시를 했다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대학들도 중국 내부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 유학 중인 중국 학생이 갑자기 학업을 중단하거나 예정된 입학, 한중 학술 교류가 일방적으로 취소된 사례는 많지 않다. 대학 당국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9월이 새 학기 시작이라서 당장 단절의 움직임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학들이 경영의 큰 부분을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의지해 온 만큼, 이번 사드 보복을 기점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의 국가를 다변화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대학 내의 국제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대학 당국이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관리의 질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두 나라간 복잡한 정치적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대학이 민간 외교관으로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좋은 경험과 기억을 심어준다면 사드 갈등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