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기연 여신금융협회 부회장과 정이영 저축은행중앙회 전무의 임기는 각각 다음달 22일과 20일 만료된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탄핵이 ‘낙하산 인사’를 근절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모양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낙하산 인사 문제에 비판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주요 금융협회장은 업계 경력을 갖춘 민간 출신들로 채워졌다. 반면 현 정권 임기 후반기에 접어들자 금융협회 2인자 자리인 전무직에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피아’ 출신들이 속속 둥지를 틀었다. 현재 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손해보험협회 등 6대 금융협회의 전무 또는 부회장직은 금융 당국 출신이 모두 꿰차고 있다.
낙하산 인사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헙협회 등 6개 협회는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을 잠식시키고자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전무 자리를 신설했다. 그러나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해당 전무직을 오랜 기간 공석으로 비워둔 뒤 슬금슬금 다시 관피아들이 자리를 넘보기 시작했다. 협회장들만 민간 출신으로 채워 형태만 마련했을 뿐 2인자 자리의 직책은 여전히 관피아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
다음달 여신금융협회와 저축은행중앙회 전무 자리에 내부 승진이 이뤄지거나 민간 출신 인사가 영입될 경우 업계에는 새로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의 경우 전무 자리에 내부 승진이 이뤄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면서 “지금 격변기인 만큼 금융협회에도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