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한자본색> 생활 속 한자로 역사 다시보기

■유광종 지음, 책밭 펴냄



바야흐로 ‘장미대선’의 막이 올랐다. 당선의 영광을 얻기 위해 앞으로 나서는 것을 출마(出馬)라고 한다. 한자 그대로의 뜻은 ‘말을 몰고 나서다’이지만 과거의 말은 전쟁에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필수 물자였다. 말이 더 이상 전쟁에 쓰이지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옛사람들의 언어인 ‘출마’를 사용한다. 기자 출신으로 중국 문화에 두루 해박한 저자는 “지금의 출마가 피를 부르는 전쟁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견고한 법질서 속에 정연히 펼쳐지는 다툼, 그로써 참 인재를 고를 수 있으면 그만이다”라고 덧붙인다.


보통 잘못을 저질러 받는 벌의 일종으로 쓰이는 ‘근신(謹愼)’의 근은 말(言)과 화근(菫)이 결합돼 ‘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사안을 앞에 두고 입조심을 하는 경우’로 쓰인다. 뒷글자 신은 참다움(眞) 앞에 마음(心)이 부수로 들어 신중함의 의미로 발전했다. 그러니 근신을 그저 벌로 봐서는 안된다. “사물과 현상에서 빚어지는 변화에 조심스레 대응하는 지혜”라는 저자의 해석이 탁월하다.

관련기사



전쟁과 재난이 그치지 않았던 중국의 역사에서 만들어진 한자는 그 자체에 사람들의 사고와 경험이 녹아있고 우리말과의 관계 또한 2,000년 이상 깊은 까닭에 이 책 ‘한자본색’이 태어났다. 청렴,쇄신,물의,도취,재벌 등 쉽게 쓰는 말 113개의 깊은 풀이가 담겼다. 1만8,000원

조상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