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드 탓에 한반도 신냉전체제 온다는 균형잃은 논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의 발언수위가 점입가경이다. 사드 배치 결정권을 차기 정부로 넘기라고 요구해 논란을 일으켰던 민주당은 급기야 사드 때문에 한반도 신냉전체제가 온다는 본말이 전도된 발언까지 쏟아냈다. 발언 내용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제1당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북한이나 중국의 주장이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사드대책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는 위험수위를 넘어선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심재권 의원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능력이 제한적인 사드 때문에 중국의 격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사드 졸속배치를 즉각 중단하고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위 간사를 맡은 김영호 의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드가 한반도 평화 정착보다 신냉전체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며 “북핵을 잡으려다 중국과 러시아 핵도 두려워해야 하는 국면이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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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발언을 보면 이것이 과연 우리나라 원내 제1당에서 나온 말인지 의구심이 든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근본 원인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무시하고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한 데 있다. 여기에 힘을 앞세운 중국이 엉뚱하게 사드 배치를 트집 잡아 우리를 압박하면서 일이 꼬이고 있다. 잠시도 안심할 수 없는 안보위기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고 오직 사드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앞뒤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이 문제는 이미 한반도 차원을 넘어 미중 간 갈등 국면으로까지 비화됐다. 우리로서는 사활을 걸고 주변 강대국을 설득해야 할 상황이다. 이럴 때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국론통일이다. 과거 역사에서도 보듯이 우리가 국론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면 주변국에 짓밟힐 수밖에 없다. 사드에 대해 민주당이 다른 목소리를 높이면 높일수록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부당한 압력만 커질 뿐이다. 만일 민주당이 국익을 생각한다면 우리 정부를 압박할 게 아니라 북한과 중국에 강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먼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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